배식

학원에서 늦게 끝나는 막내놈과 같이 저녁식사를 할려고 기다렸었는데, 막상 식탁에 앉은 막내는 입맛이 없다고 한다. 아내가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 해주는데 배식당번이었던 막내가 배식을 잘못하여 중간에 반찬(제육볶음)이 떨어져 아이들이 야단법석을 떨었고 소심한 막내는 당황하여 반찬을 더 받아 온다고 왔다갔다 정신이 없었고 정작 자기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하루종일 저기압이었으니 입맛이 날리가 없다. 막내에게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겠다고 입을 열었는데 뜬금없이 이 말이 먼저 나왔다.

“수민아! 군대에서는 전쟁에서 진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단다” 8O

Wednesday, April 15th, 2009 10:54pm




5 Responses to “배식”

  1. 서울비
    April 15th, 2009 23:36
    1

    저런..

    아이들에게 밥은 권력인데,

    많이 미안하고, 상심이 컸겠어요.

  2. 나무
    April 16th, 2009 00:21
    2

    칼로리에 실패한 영양사는 용서가 돼도
    배식에 실패한 영양사는 용서가 안 되죠.
    제육볶음이 인기가 좋았나 봅니다.

  3. 나라목수
    April 16th, 2009 09:17
    3

    막내를 두번 죽이셨네요^^

  4. 지저깨비
    April 17th, 2009 17:02
    4

    저런….. ㅠ.ㅠ

  5. SoandSo
    April 19th, 2009 16:28
    5

    어른도 몇십명을 배식하면 정확히 양을 가름하여 배분하기 어려운데 초등학생이 오죽하겠습니까? 이런 인기 메뉴는 선생님이나 학급 짱이 직접 나눠 주어야 ‘더 달라’ ‘안된다’는 실갱이를 벌이지 않겠죠? :)

    그날은 입맛 없다고 처음엔 젓가락만 깔짝대다가 아빠의 엉뚱한 말에 한 번 웃고 한 그릇 다 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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