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

삼겹살에 연포탕으로 좀 무겁게 술을 한 잔 하고 남자 셋이서 택시를 기다리다 길에서 꽃을 파는 아주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학생에게 시선이 꽂혔다.
“꽃 한송이 살까?” 일행 중 한 명이 포장된 꽃 한송이 3개를 들고 왔다. “이왕 살거면 큰 것으로 하지”라며 다른 한 명이 이번에는 꽃다발 3개를 더 사왔다. 술에 취한 세 남자는 꽃내음을 맡고 동시에 “야~ 꽃 냄새 죽인다.”라고 한마디씩 했다. 그렇게 세 남자는 기분좋게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꽃을 뒷짐에 감추고 집에 들어서며 ‘짠’하고 아내에게 건내며 모처럼 폼 좀 잡아 볼려는 나의 계획은 아내의 한마디에 산산조각이 났다. “이 양반이 미쳤지, 생화도 아닌 조화를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와?”

오늘 세 남자가 만나 나눈 첫 말은 예상대로 “어제 그 꽃이 조화라며? 마누라한테 뒤지게 혼났어”

Tuesday, October 27th, 2009 6:18pm




4 Responses to “세 남자”

  1. 노병
    October 28th, 2009 09:00
    1

    반전이 있었군요.

    “야~ 꽃 냄새 죽인다.” :)

  2. SoandSo
    October 28th, 2009 09:18
    2

    마누라는 보자마자 알던데 저는 다음날 맨정신에 봐도 생화인지 조화인지 구분을 못하겠더라구요. 장미 꽃색깔이 파란색인게 좀 이상했지만…

  3. 온풍
    October 28th, 2009 10:56
    3

    하하하..
    이건 오유에 올려야 될 내용인걸요?

    노병님!!
    반갑습니다.

  4. 나무
    October 29th, 2009 12:15
    4

    세 여자는 비록 조화지만 꽃을 보고 화를 내고 말았군요.
    세 여자의 변심 보다는 세 남자의 잘못이 크겠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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