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덴츠에 맞는 디자인

요 몇 일, 정확히 이틀, 소요유님의 과찬으로 방문자가 갑작스레 많아졌다. MT를 사용하던 시절부터 RSS 구독자와 검색엔진 등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접속자 수가 많아야 50~100명 정도이고, 5%이상 트랙픽을 잡아 먹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소개글 하나로 적절치 않은 비유지만 ‘어느 날 아침 깨어보니 유명해져 있었다’는 바이런이 되어 버렸다. :)

칭찬받고 기분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블로그 디자인에 대해선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이 하나도 없다. 내가 직접 테마를 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있는 테마 가져다가 내 맘에 들게 약간 수정한 것 뿐이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도, 물론 내 개인적인 취향도 있지만 likejazz님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알고 나서부터였으니, 정작 칭찬을 받아야 할 사람은 미니멀리즘 전도사이신 likejazz님이 아닐까? 싶다. 미니멀리즘은 컨텐츠의 충실을 전제 기반으로 실현했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고 생각하는데, 글 내용이 개인 일기장 수준인 곳에 미니멀리즘을 언급하면서 이 곳을 칭찬했으니 낯이 엄청 뜨거워진다.

블로그 혹은 그 형식에 낯익은 분들이 이 곳을 처음 방문하면 약간의 불편을 느낄 것이다. 댓글을 달려고 해도 각 글에 대한 링크(permalink 연결)를 찾기도 힘들고, 타인과의 소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최근 댓글 및 트랙백 모음)에 대한 정보도 없고, 검색도 할 수 없다.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은 누구를 위한 블로그가 아닌 철저히 나만의 공간이고, 타인과의 소통도 거의 없고 아는 지인 몇 몇분만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타인의 불편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론 강유원씨의 Kommentar나 이강룡씨의 memo같은 스타일을 추구할려고 했다면 맞는 말일 것이다.

블로그 디자인을 독자들과의 소통 정도를 염두해서 구성하는 것이라면, 양질의 컨덴츠를 제공하며 적극적인 글쓰기로 많은 사람과 활발히 대화하는 사람과 나와 같이 일기장 수준의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그 틀이 같을 수가 없다. 한 예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댓글이나 트랙백’을 노출시키냐? 마냐?는 제3자의 대화 개입을 유도해 대화를 더 확대하냐 마냐?와 어느 정도 결부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결국 블로그 틀은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컨덴츠의 질 혹은 글쓴이의 운영방향에 따라 각기 다르게 운명(?)지어 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ps) 1. 소요유님 글에 댓글로도 남겼지만 껍데기로 사람 속까지 좋게 봐 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2. 아거님의 봄맞이 개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하지만 개인적으론, 양쪽의 사이드바가 충실한 컨덴츠 읽기를 방해하며 아거님 개인이나 지향점과는 전혀 상관없는 의미없는 헤더 이미지가 마음에 안든다. 아직 커다란 악어가 잡히지 않아 이미지 교체에 잠깐 손을 놓고 계시는 것인지… :D

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자인을 꼽으라면 kotte와 지금은 디자인이 좀 변했는데 심플한 notmyself같은 스타일이다.

Friday, March 28th, 2008 2:56pm




5 Responses to “컨덴츠에 맞는 디자인”

  1. likejazz
    March 30th, 2008 23:06
    1

    kottke 디자인은 저도 너무 좋아합니다. 한결같은 미니멀리즘이 항상 보기 좋아요. 소소님의 한결같은 미니멀리즘도 앞으로 쭈욱 기대하겠습니다.

  2. SoandSo
    April 1st, 2008 12:33
    2

    기대에 부응하도록 쭈욱 노력하겠습니다. :)

  3. 아거
    April 2nd, 2008 10:16
    3

    기대에 못미치지만 쭈욱 개선하겠습니다. ;)

  4. 나라목수
    April 4th, 2008 19:41
    4

    소요유님의 소개때문에 몇일전에 올블로그에서 보내는 티페이퍼에도 이곳이 “간결한 글이지만 큰 울림을 주는 글이 많은” 블로그로 소개되어 있더군요.
    http://teapaper.allblog.net/index.php?idx=6
    낭중지추란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

  5. SoandSo
    April 5th, 2008 08:10
    5

    사실은 그게 아닌데… 일이 점점 커지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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