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고생기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막내놈이 반에서 에버랜드를 못가본 사람은 자기 뿐이라고 해서 석가탄실일 연휴기간을 이용해 에버랜드를 다녀왔다.
3~4살 무렵 에버랜드를 데리고 갔었던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기억이 없단다. 기억이 날리 없다. 큰놈 기준으로 여가생활을 했으니 큰놈하고 나이차이가 있는 막내놈은 그 혜택을 누렸음에도 기억하는 것이 별로 없다. 큰놈이 어느정도 크고 막내가 놀이시설을 이용할 나이때쯤 우리 가족의 여가생활 패턴이 큰놈에 맞추어 여행으로 바뀌어 막내의 기억속에 놀이시설은 결국 없게 되었다.
아침8시에 일찍 준비하고 집을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11시 30분쯤에 입장을 할 수 있었고,
입장료 할인 혜택을 받는 신용카드가 200종이 넘는다는데 아내 카드는 할인이 안되는 카드고,
계산하는 여직원은 왜 그리도 말을 잘못 알아 듣는지 승인취소를 남발하고,
이 날 따라 유난히 더워 3일동안 판매할 생수가 하루도 안돼 동이 났다 하고,
웬 사람들이 이리도 많고 많은지 뭐든지 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그나마 타고 싶었던 사파리는 대기시간 130분에 절망하고,
뭔놈의 음식들이 맛도 없으면서 비싸기만 한 지 간식준비를 하나도 안한 우리가족의 신세가 처량했고,
아이들이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동안 아내와 같이 그늘진 곳을 찾아 발품을 팔다 지쳐 ‘왜 우리가 이 고생을 해야 해?’라는 같은 심정으로 서로 부등켜 안고 엉엉 울고 싶었다.
Thursday, May 27th, 2010 3:41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