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생선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웬만한 가시는 그냥 씹어 먹거나 삼키곤 하는데 이런 식습관으로 어려서는 조기를 먹다 가시가 목에 걸려 병원에 가서 뺀 적이 있었고 신혼때엔 꽁치를 먹다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아(?) 밤 늦은 시간에 응급실에 갔었던 적이 있다. 작년엔 접대 점심을 하면서 동태전을 먹다 엄청 긴 가시가 목에 걸려 제대로 일도 못보고 먼저 자리를 물러 난 적이 있다.
엊그제는 아내와 노가리를 먹다 가시가 목에 걸려 주말 이틀을 ‘켁켁’거리며, 온갖 도구를 총동원하고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가시를 뺄려고 몸부림 치고 쳤건만 결국 실패를 했다. 월요일 아침 병원에 들르기로 하고 출근 준비를 하면서 마지막 무식한 시도로 칫솔을 깊숙히 밀어 넣어 쓸어 내니 약 1.5cm 정도 되는 가시가 걸려 나왔다. 이틀 동안의 찝찝함이 해결되니 세상 모든 근심 걱정이 해결된 듯하다. 가시 걸린 경험이 자랑은 아니지만 살면서 목에 가시 한 번 걸려 보지 않았던 사람은 이 개운함을 알 길이 없을 것이다.

Tuesday, August 03rd, 2010 3:4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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