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주말에 아들놈 빼고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machine들의 굉음을 듣고파 영암 F1 자동차 경주장. 숙소를 잡지 못해 목포 하당근처 모텔을 기웃거리다 어린 딸내미를 생각해서 정한 곳은 무안 바닷가 황토마을.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야밤엔 좀 무섭고 가격 대비 썩 만족스럽지 못한 시설과 이름모를 벌레들이 반겨준 것 등을 굳이 단점으로 꼽으라면 꼽을 수 있겠고 나머진 다 좋다. 탁 트인 잔디밭과 바다 그리고 주인장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에 남는다.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일찍 나서는데 지난 밤 거친 바람때문에 불을 피울 수 없어 고구마를 구워 먹지 못한 것에 대해 오히려 미안해 하며 찐고구마 한봉지를 건네 준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충 떠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잘 쉬다 갑니다. 여름에 다시 한번 오고 싶은데 일찍 예약을 해야 하나요?”
“이름난 곳이 아니라 아는 사람만 찾아 오니까 오실 때 연락주시면 됩니다. 여름엔 너무 더워 내년엔 잔디밭에 수영장을 만들어 놓을려고 하니 시간되시면 놀러 오세요.”
양파만 맛있는줄 알았는데 고구마 또한 무안 것이 유명하다고 한다. 보기엔 물러 보이지만 속은 밤이다. 팬션 한 구석에 작은 밭이 있어 상추, 토마토, 무화과, 고추 등 채소를 마음껏 무료로 먹을 수도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너무나도 좋은 곳이라 계절에 관계없이 가끔 오고싶지만… 아~ 너무 멀다.

Wednesday, October 19th, 2011 5:0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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