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October, 2008

October 31, 2008

수면내시경을 하고 마취에서 깨어난 몸상태가 해마다 다르다. 작년엔 어지럼증에 고생을 했는데 올해는 노안이 든 것처럼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가 한참동안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증거인가?

콜레스테롤도 한계치를 넘었고 술에 쩌든 간도 상태가 안좋다. 당분간 음주를 자제해야겠는데, 일상사가 되어버린 음주의 양과 횟수를 줄일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다. 일단 1주일에 딱 2번만 먹겠다고 아내와 약속을 했다. 한 번은 업무로 한 번은 아내와.

[5:43 pm]

October 20, 2008

‘Nantucket Sleighride’에 이런 배경이 있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짧은 연주곡인 ‘taunta’와 연결해서 들어야 더 맛이 난다.

1819년 페루로 향하던 도중 고래에 받혀 난파당한 에섹스호에는 선실 보이로 일하던 Owen Coffin이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삼촌 폴라드 선장 및 살아 남은 다른 사람들과 구명보트에 몸을 싣고 표류하다가 근처에 있는 무인도 마키사스섬에 안착합니다. 하지만 몇 달 간 계속된 표류와 무인도 생활 도중 사람들은 병과 굶주림으로 죽어 나갔고 나머지 생존자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육을 먹기로 결정을 합니다.

제비 뽑기를 통해 선택된 사람은 다름 아닌 Owen Coffin이었고 삼촌 폴라드 선장은 그를 대신해서 희생하겠다고 나섰지만 Owen은 거절합니다. 그리고 Charles Ramsdell이라는 인물이 Owen을 죽이고 인육을 준비할 사람으로 선택되었는데 그 역시 차라리 자기가 죽겠다고 자청하고 나섰지만 Owen은 이번에도 거절하고 결국 자신을 희생합니다. 폴라드 선장은 차마 조카의 인육을 먹을 수 없었지만 Owen의 희생으로 나머지 생존자들은 열흘 동안을 더 견딜 수 있었고 며칠 후 극적으로 구조되었다고 합니다.

뭔가 할 말을 다 하지 못한 듯 의심스럽기 그지 없는 이 곡의 가사에 덧붙여진 서정적이고 음울한 멜로디는 바로 이런 사연이 있었기 때문인거죠. 그래서 이 곡의 부제가 ‘To Owen Coffin’입니다. [Nantucket Sleighride]

[11:28 pm]

남편 잘못 만나 마음 고생 참 많이도 한 아내의 생일이다.
18번(2+16)을 같이 맞이하는 생일이지만 금년에도 여느 해와 다를 것이 없다. 내 주머니 사정을 잘 아는 아내인지라 선물달라는 투정을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든 만큼 아내는 본인의 생일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기념일을 맞아 아이들과 근사한 외식 한 번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여자로서의 속마음이야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은…

그런 아내가 생일 전 날인 어제 미역국을 끓여 달라는 뜻밖의 부탁을 한다.(소요유님 글을 읽어 봤을리 만무한데…) 양지머리 반근을 사다 마늘을 다져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춰 밤늦게 미역국을 끓였다. 아침에 밥까지 해서 따끈한 미역국으로 식탁을 차려 주고 싶었지만, 잠든 아내를 뒤로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오전 회의 중간에 ‘미역국 맛있게 잘 먹었고 사랑한다’는 문자가 아내에게서 왔다.

“여보 마누라 생일 축하해. 가장 소중한 마음의 선물을 평생 줄께” 라는 아부성 멘트에 아내로부터 즉답이 왔다.

“보여지는 선물도 필요한데… “

[3:13 pm]

October 18, 2008

아들놈 생일에 찾았던 장어구이집에선 샐러드에 푹절은 파리가 나오더니 엊그제 먹은 청국장에서도 왕건이 덩파리가 나왔다. 금년 운수가 어떻길래 파리가 꼬이는지… 이것도 이사람 탓인가? :)

[8:35 am]

October 12, 2008

저번 주 NGC에서 본 재미난 다큐.
1개 소대의 말벌들이 2~3 사단규모의 유럽 꿀벌들을 전멸시킨다. 한 편, 일본 토종 꿀벌들은 이 끔찍한 대학살에서 살아 남는 방법을 터득했는데… 놀라운 자연의 신비. YTN에서 같은 영상을 편집해 놓았는데,

일본 토종 벌꿀은 섭씨 118도까지 견딜 수 있지만 말벌은 115도면 목숨을 잃습니다.

화씨를 섭씨로 착각한 모양이다.

[11:25 pm]

October 9, 2008

Brian Connolly가 각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는데 그 답들이 징그럽다. 드러머 Mick Tucker의 대답엔 뜬금없이 효리생각이…

[4:26 pm]

October 8, 2008

“I’d love to change the world, But I don’t know what to do, So I’ll leave it up to you”

[9:15 am]

October 7, 2008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 중 박영훈 9단과 체코의 라페라 아마6단과의 대국기보. 흑을 쥔 라페라 아마6단의 기상천외한 착점에 박영훈 9단도 보조를 맞추어 준다. 이런 엽기 기보는 난생 처음 본다. (via Pomp On Math & Puzzle)

기보를 보면 30수 밖에 나와 있지 않는데 이에 대해 해설자는

박영훈 9단이 불계승을 거둔 대국. 박영훈 9단은 대국 내용이 하도 황당해서 이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 30수 이하는 줄인다. 박9단은 또 “그 상대가 여기까지만 잘 뒀다. 그래서 더 찍으면 안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9단은 아마도 수순을 기억하고 있으면서 상대를 배려해 일부러 안 찍어주는 듯했다.

해설자의 코멘트와 같이 박영훈 9단이 이 바둑을 기억 못할 리는 절대로 없다.

[12:59 pm]

October 5, 2008

아내의 “당신도 학교 다닐 때 고무줄 끊고 아이스케키 같은 장난했어요?”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할려고 하려는데 막내놈이 끼어든다.

“아빠는 분명 했을거야. 변태자나” OTL

[7:39 pm]

초대를 받아 어제 삼성동 네거리에서 열린 City Shock 행사를 참관했다. 식전행사로 가수들이 나와 노래를 불렀는데, 크라잉넛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SG워너비가 길가던 여학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김세황의 기타는 흥을 돋구지 못하고 소음으로만 들렸다.
독일에서 공수해 온 BMW 자우버팀의 2,400cc, 19,000rpm의 괴물이 내지르는 괴성은 싱겁게도 크라잉넛의 소리보다 작았다. 삼성역-봉원사 사거리까지의 길은 괴물이 달리기에 택도 없이 짧았다. 하도 요란하게 찍어 대길래 ‘어디 얼굴 한 방 찍힌데 있나?’ 이리저리 뉴스 기사를 찾아 보았지만 한 장도 없다.

[7:3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