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October, 2008

October 5, 2008

내 어릴 적 김밥은 일년에 봄가을 소풍때, 딱 두 번 먹는 음식이었다.
소풍가는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제일 먼저 날씨를 확인하고 어머니가 준비하시는 김밥을 옆에서 지켜보다 도시락에 들어갈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끄트머리들을 잽싸게 빼먹는 재미와 그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몇 일전 아내와 어린시절 추억들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김밥 얘기가 나왔고, 문득 ‘어머니는 내가 이렇게 좋아하고 맛있어 하는 김밥을 왜 소풍 때가 아니면 만들어 주시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6년 결혼생활을 통한 경험으로 비추어 ‘아버지 때문’일 것인데, 찌게나 국없이는 식사를 잘 안하시는 우리 아버지들의 식습관과 반찬없이 김밥만 말아 내놓았을 때 보여지는 당신의 남편에 대한 무성의 등의 이유로 어머니들은 평소에 김밥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아내는 가끔 식사 준비하기 귀찮으면 김밥을 만다. 예전 어머니의 손 맛과 다르지만 끄트머리 맛은 손 맛이나 재료에 상관없이 변함 없다.

[5:28 pm]

October 2, 2008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투영되어진 세상을 보며 자란다.

[3:59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