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008

November 19, 2008

유치한 말싸움을 주고 받는 모녀간 대화 중에서,

엄마 : 그래 니 똥 굵다.

수민 : 똥을 긁으라구?

[3:02 pm]

점심을 같이 했던 선배가 어제 교보문고에 가서 380,000원을 질렀다고 자랑하길래, ‘나는 올 한해 동안 얼마나 책을 구입했나?’ 궁금하여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만 조회해 보니 27권이다. 아직 읽지 못한 책도 꽤 되니 올 해 독서는 극히 부진한 편이다.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몸에 와닿았던 책은 ‘6주만에 뱃살을 뺀다! 복근운동 30분‘이고 제목에 낚시 당한 책은 ‘마인드 해킹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 풀하우스, 진보의 함정, 살라미스 해전, 재무 관리의 핵심전략, 부유한 노예, 소비의 심리학, 에릭 포너의 역사란 무엇인가, 저우언라이, 한국 미술사 101장면, 월든, 장자, 파시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독서의 기술,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질병판매학, 마인드 해킹, 천안문, 솔로몬의 반지, 공학기술과 사회,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조선 왕 독살사건, 천.천.히 그림 읽기, 패스트푸드의 제국

[2:45 pm]

November 17, 2008

건배 제의시 하는 구호 중에 ’9988 오징어’라는 것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오늘 징허게 어울립시다’ 대략 이런 뜻이고 약간 변형된 저질 버전으로 ’9988 오징오’도 있다. 강만수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의 답에서 이 말을 했다 하여 기사화 되었는데 관련 동영상을 찾아 그 때 정황을 보니 여유에서 나온 재치있는 즉답이 아니고, 그 사람의 생각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었다. 사는대로 생각한다.

[11:42 am]

November 7, 2008

팀을 옮긴지 6개월이 되었는데도 예전 부하 직원이 자정이 넘은 시간에 술 한잔 걸치고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것을 보면 그런대로 여지껏 직장생활을 잘 한 것 같다.

보고싶습니다

아침에 보낸 응답 문자.

술을 얼마나 먹었길래 자정에 러브레터를 날리고 야단이냐?

[9:48 am]

아내의 부탁으로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고구마를 구입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실수려니 생각해서 메일을 보냈는데

저희 집것만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집사람이 너무 양이 적다고 해서 달아보니 8kg정도 나가는 것 같습니다. 배달된 고구마의 1/3 가량은 너무 크기가 작아 한 입에 쏙 들어갑니다. 넉넉한 시골인심을 기대했었는데 약간 실망이네요. 걱정 끼쳐 드릴려고 편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오니 오해하지 마시고 맛있게 먹고 있으니 내년엔 품질에 좀 더 신경써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우려한대로 답장이 왔다.

잘못된 것 같습니다. 아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그렇게 야박하진 않는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네요 . 좀 더 보내드릴께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다시 보내줄까봐 즉시 답을 했다.

아니에요, 다시 안보내주셔도 됩니다. 혹시 그런 실수를 다시 하실까봐 노파심에서 메일 드렸습니다.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사내게시판을 이용한 거래라 그런지 구매자의 권리를 행사하고도 뭔가 찝찝하다. 그냥 넘어갈 걸 그랬나?

[9:20 am]

November 5, 2008

무식해서인지 소위 진보 지식인이라 일컫는 사람들이 쓴 글 중에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글들이 있다. 사정이 이러니 그 글에 행간까지 있다면 두 손을 들고 만다.
보수꼴통들은 그들의 주장을 일반인이 사용하는 쉽고 낯익은 단어를 위주로 표현하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 어려운 단어로 자기 포장을 하는 가짜 진보들은 그냥 그렇게 살라고 냅두더라도 일반인을 계몽하려는 순수 진보인은 무식한 독자의 의식수준을 탓하지 말고 읽기 편하게 쉽게 써야 한다.

[7:01 pm]

November 4, 2008

슈가를 두고 가족들간 업무 분장이 되어 있다. 아빤 일주일에 한 번 슈가와 같이 외출/운동하기, 아들놈은 대소변 청소, 막내놈은 일주일에 한 번 목욕시키기.

어제 막내놈이 슈가를 목욕시킨 후 드라이로 털을 말려 주면서 혼자 이런 넋두리를 했다.

“난 내 머리 말리기도 귀찮아서 아빠에게 말려달라고 하는데, 내가 너 털을 이렇게 말려 주어야겠니? 가만히 좀 있어! 힘들어 죽겠자나.”

[1:12 pm]

November 3, 2008

막내놈이 나의 저질(?)행동을 볼 때마다 ‘아빠는 변태‘라고 놀리는데 결국 갈 때까지 가고 말았다. 여인의 나신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는 방송을 아내와 같이 보던 막내놈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엄마! 왜 화가들은 변태같이 저런 그림을 그리지? 아빠가 온세상에 변태 바이러스를 퍼트렸나?” OTL

[11:30 pm]

October 31, 2008

수면내시경을 하고 마취에서 깨어난 몸상태가 해마다 다르다. 작년엔 어지럼증에 고생을 했는데 올해는 노안이 든 것처럼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가 한참동안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증거인가?

콜레스테롤도 한계치를 넘었고 술에 쩌든 간도 상태가 안좋다. 당분간 음주를 자제해야겠는데, 일상사가 되어버린 음주의 양과 횟수를 줄일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다. 일단 1주일에 딱 2번만 먹겠다고 아내와 약속을 했다. 한 번은 업무로 한 번은 아내와.

[5:43 pm]

October 20, 2008

‘Nantucket Sleighride’에 이런 배경이 있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짧은 연주곡인 ‘taunta’와 연결해서 들어야 더 맛이 난다.

1819년 페루로 향하던 도중 고래에 받혀 난파당한 에섹스호에는 선실 보이로 일하던 Owen Coffin이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삼촌 폴라드 선장 및 살아 남은 다른 사람들과 구명보트에 몸을 싣고 표류하다가 근처에 있는 무인도 마키사스섬에 안착합니다. 하지만 몇 달 간 계속된 표류와 무인도 생활 도중 사람들은 병과 굶주림으로 죽어 나갔고 나머지 생존자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육을 먹기로 결정을 합니다.

제비 뽑기를 통해 선택된 사람은 다름 아닌 Owen Coffin이었고 삼촌 폴라드 선장은 그를 대신해서 희생하겠다고 나섰지만 Owen은 거절합니다. 그리고 Charles Ramsdell이라는 인물이 Owen을 죽이고 인육을 준비할 사람으로 선택되었는데 그 역시 차라리 자기가 죽겠다고 자청하고 나섰지만 Owen은 이번에도 거절하고 결국 자신을 희생합니다. 폴라드 선장은 차마 조카의 인육을 먹을 수 없었지만 Owen의 희생으로 나머지 생존자들은 열흘 동안을 더 견딜 수 있었고 며칠 후 극적으로 구조되었다고 합니다.

뭔가 할 말을 다 하지 못한 듯 의심스럽기 그지 없는 이 곡의 가사에 덧붙여진 서정적이고 음울한 멜로디는 바로 이런 사연이 있었기 때문인거죠. 그래서 이 곡의 부제가 ‘To Owen Coffin’입니다. [Nantucket Sleighride]

[11:28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