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November, 2009

November 27, 2009

아들놈이 (내 생각으로는) 고등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것 같은 핸드폰을 사달라길래 일언지하에 거절했더니 지난 주말내내 입이 대빵 나왔다. 예전같으면 지 풀에 꺽이고 말았을텐데 이젠 머리가 컸다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반항(?)을 한다.
고치는 값이 10만원씩하니 이 기회에 새것으로 교체해달라, 자기 핸드폰이 반에서 가장 후졌다, 비싼 것 아는데 나중에 세뱃돈 받으면 10만원은 내놓겠다, 새로 사는 핸드폰은 저장용량이 커서 MP3를 대용할 수 있으니 지금 쓰고 있는 MP3는 동생을 주겠다… 등등. 얼굴도 쳐다보기 싫어 모니터만 보면서 내 생각을 다시 한 번 구구절절 얘기해 주었지만 간단하게 결론은 29만원이나 하는 가격과 필요도 없는 기능 등이 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핸드폰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서로 자기 주장만 하고 해결점을 찾지 못해 주말 이틀 내내 집안에 찬바람이 돌았다. 예전 집안 분위기는 권위적이고 보수적 가장인 나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됐었는데 자식들이 크니 이 놈들 기분이 집안 분위기를 만든다.

아내가 중재에 나섰다.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 핸드폰을 사주겠다고 아들놈에게 타협안을 제시한 모양이다. 처음에 아들놈은 노예계약이라며 일부 조건에 대해 아내와 다투다 결국 아내의 뜻대로 휴일 무급 집안 청소와 다음 학기 성적향상을 조건으로 타협을 하였다. 그동안 일요일날 집안 청소를 하면 5,000원씩 용돈을 받았었는데 무급으로 내년 일년동안 40번 하기로 하였고 결국은 자기 스스로 20만원을 벌어 보탠 것이 되니 학생신분에 맞는 핸드폰 가격을 최대 10만원으로 정한 내 생각과도 부합이 되는 조건이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삶의 진리를 내세워 타협을 했지만 자식과의 거래라 그런지 탐탁치 않다.

[8:37 am]

November 21, 2009

섬뜩하다. 여기는 범죄 현장일까? 아니면 고고학 발굴 현장일까? 주민들이 떠난 철거 현장은 공포가 감돈다. 있는대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내 가슴은 두근거린다. 삶의 현장에서 쫓겨난 이들의 마음이 이곳을 여전히 맴도는 것일까? 내 등 뒤를 누군가 툭하고 치고 갈 것 같아 불안하다. 2009 금호동 [가림막의 진실]

[8:14 am]

November 18, 2009

최저가 보상제도‘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멍청하게 알라딘에 아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었다.

아이들에게 단편소설전집을 마련해 주고 싶은데 이 전집말고는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평소에 알라딘만 이용하고 책가격 비교를 안하는 편인데 가격이 가격인 만큼 검색을 해보니 너무 차이가 납니다.(최저가 280,000원) 책값가지고 문의드리는 것이 창피합니다만 이 책에 대한 가격 정책 변경이 있을 계획인지요?

엊그제 답장이 왔는데

안녕하세요
알라딘 고객센터 000입니다.

문의주신 상품은 알려주신 20%할인 3% 적립으로 가격으로 조정되었습니다.
공급처에서 입수되는 가격으로 담당부서에서 협의후 판매가격 책정되고 있어, 타 서점과 판매가와 마일리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이하 생략)

5% 할인이 더 되었고 마일리지 적립 요율도 변경되었다. 전집류는 최저가 보상 제외 상품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준 착한 알라딘에게 감사.

[2:36 pm]

Youtube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엔 소리만 잡히는데 DVD를 보니 금발 가발에 환자복을 입은 Kurt Cobain은 휠체어를 타고 무대로 나온다. 힘겹게 마이크 앞에 다가 서서 우리에게도 낯익은 Bette Middler의 노래인 ‘The Rose’의 첫 소절, Some say love it is a river,를 부르고 나서 꽈당 뒤로 자빠진다. 그리고 일어난 Kurt는 Rock의 역사를 이렇게 만들었다.

update) 윗 글에서 말한 부분도 검색해 보니 youtube에 올라와 있다.

[9:35 am]

November 17, 2009

송탄의 명물 ‘미스리 햄버거‘를 다녀 오고 나서 ‘이 정도 햄버거쯤이야’라며 지난 주말 아내가 만들어 준 ‘미스한 햄버거’(정확히는 ‘미시즈한 햄버거’).
머스타드 소스, 바베큐 소스, 토마토 케첩, 패티, 베이컨, 양상치, 치즈, 오이 피클 등을 속재료로 사용했으며 미스리와 똑같이 맛을 내기 위해 계란 후라이도 넣었다. 그 맛은 미스리와 우열을 가르기 힘들었으니 이번 주 ‘미스터조 햄버거’와 ‘결정 맛대맛’으로 대결 한 번 해볼까?

[6:00 pm]

November 13, 2009

이게 출시되었다고 한다. 무대 가운데에서 별로 잘 추지도 못하면서 폴짝폴짝 흐느적흐느적 열심히 추는 사람은 술취해 올라온 관중이 아닌 일명 ‘Tony The Interpretive Dancer‘로 알려진 이다. 구매 확정 (via hochan)

[3:16 pm]

November 12, 2009

‘들에 핀 꽃’, 일산경찰서 뒤에 위치한 주점 상호다.
한 달여쯤 되었나 주룩주룩 비가 오던 어느날 아내와 같이 처음 방문한 곳인데, 막걸리 맛이 좋아 어디 막걸리냐? 어디서 구입할 수 있냐? 등을 물으니 “가게에선 살 순 없구요, 철원밑에 OO라는 곳에서 만드는데 한약 등을 넣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구요, 물을 섞지 않아 도수가 12도 쯤 되어 먹다 보면 한방에 훅~ 가요”
막걸리 맛도 기가 막히지만 마음씨 좋게 생기신 아주머니의 정감가는 말 한마디, ‘훅~ 가요’ 이 말 한 방에 단골이 되기로 작정한 곳이다. 안주 중엔 부추전이 참 맛있다. :)

[4:47 pm]

November 10, 2009

전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그들을 기념하는 전사자 숭배를 조직함으로써, 국가는 국가의 토대가 바로 군대이며 희생이라는 이데올로기 주장을 전파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계속해서 요구될 동원과 희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상징적 지배를 이룩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사자는 죽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군인인 채로 계속해서 군인으로 국가에 동원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250p, 국가와 희생]

[11:07 am]

November 9, 2009

아내가 만들어 주는 간식 중에 호떡이 있다. 아내가 직접 밀가루를 반죽하여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고 호떡에 들어가는 원재료들을 제품화하여 파는 상품으로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한 것이다. 2천여원 한다는데 호떡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10개 정도를 만들 수 있고 그 맛은 길거리 호떡과 비슷하다.
그런데 아내가 만들어 주는 여러가지 길거리 음식 중 유독 이 ‘호떡’만 먹을 때면 마음이 무겁다. 기업 상품을 다만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로 구매하는 것이 추운 겨울 찬바람을 맞아가며 하루 벌어 힘겹게 사는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 같아 그렇다. 아내가 직접 밀가루 반죽을 해서 만들어 주면 이런 감정이 안들까?

[9:22 am]

November 2, 2009

아빠가 걸려도 학교에 안가는데…”

[3:06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