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은 허름한 대포집 분위기에서 먹어야 제맛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살도 있는둥 마는둥 사람 감질나게 해야 제맛이 나오구요.
집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유명한 감자탕집이 생겼다는 정보를 입수한 마님께서 주말 저녁에 가자고 하더군요.
'얼마나 맛있게 하길래???' 가보았더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유명 고기집처럼 규모도 크고, 사람도 많고, 감자탕집에 애들 놀이방, 공짜 아이스크림, 비싼가격,
'아~ 이거 소실적 먹던 서민 음식이었는데 이젠 감자탕집도 기업화가 되가는구나'
여하튼 잠시후 주문을 하고 큰 그릇에 나온 걸 보니 고기반 뼈반이더군요.
생각보단 맛있어 보이고 군침이 돌더군요. ㅡ.ㅡ;
보글보글 끓을려고 딱 폼을 잡는데, 마님 왈
"아이고, 여보, 큰일났어. 까스불에 보리차 얹어 놓고 왔어"
@.@
마님보고는 애들하고 먼저 먹으라고 하고 죽으라고 밝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집, 연기는 안나는지,, 아이고 이거 불나면 그지되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나더군요.
다행히 물만 쫄고 주전자만 달구어져 있더군요.
'내 이 마누라를' 피가 거꾸로 솟았습니다.
다시 시동을 걸고 감자탕집으로 질주.
'어떻게 해야 이 마누라를 따끔하게 혼내줄까????'
이런 생각으로 꽉찬 머리가 감자탕 집에 가까와지니깐 이렇게 바뀌더군요.
'설마 그 맛있는 감자탕을 혼자 뚝딱 먹어 버리진 않았겠지?'
가게문을 박차고 들어서니 애들은 없고 집사람 혼자서 감자탕 그릇앞에 조용히 앉아 있더군요.
한 30분 정도 걸린 시간동안,사람도 많아 빨리 먹고 자리를 빼야되는 상황인데, 애들은 놀이방에 보내고 까스불을 쬐끔 올려 놓고 종업원 눈치보며 보글보글 끓이고 있더군요.
그런 마누라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말 밖에 없더군요.
'왜 먼저 먹지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