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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 먹는구나

낼모레면 40이다.
머리도 한올 한올씩 빠져 나가고 새치도 나오기 시작하는데,
소소가 하는 짓을 보면 아직도 어린애다.ㅜㅜ
새벽까지 오락을 해야 한다.
가끔 집안 뽀개질 정도로 시끄러운 음악을 들어야 한다.

소소의 게임역사는 길다.
남들처럼 오락실 겔로그, 제비우스 시절을 거쳐 PC게임에 입문하였다.
자격증 시험본다고 공부하는 그 바쁜 와중에도 '디아블로1'을 마스터했으며, 집에 안가고 밤늦게까지 '코만도스'에 빠졌던 시절도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나왔을 때는 거의 반실성한 인간이었고, 기나긴 외국생활을 마치고 집에 와서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디아블로2'였다. 영화 매트릭스같은 게임 '맥스페인'을 좋아하고,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 같은 신나는 총쌈게임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녹스'는 얼마나 좋아 했는지 아들넘에게까지 게임을 물려주었다.

요즘은 워3에 미쳐있다.
나이가 먹어 순발력이 떨어지고 손과 머리가 굳어 배틀은 안하지만 캠페인 깨는 그 맛에 워3에 미쳐있다. 이번주에 오크 캠페인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나이트엘프만 남는다. vㅡㅡv
낼 모레면 나이 40인데 ㅡㅡ;


소소의 음악역사도 길다.
고1때 어머니가 사주신 전축에 Led Zeppelin을 판을 처음 올려 놓고 나서부터 소소는 음악에 중독이 되었다. 요즘같이 인터넷에서 음악정보를 얻는 것과는 달리 그 당시에는 음악에 대한 정보를 월간지 '월간Pops'와 라디오 방송 말고는 얻을 곳이 없어 교과서보다 더 열심히 월간지를 보았으며, 영어단어는 못 외워도 외국밴드명과 멤버 이름은 철자 하나 안틀리고 달달 외웠었다.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매일밤 소소를 편안한 잠자리로 인도한 음악은 조용한 클래식이나 pop이 아닌 꽝꽝 거리는 rock이었다. 남들은 그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잠이 오냐 했지만 이상하게도 rock음악을 들으면 잠이 잘왔다.

고딩 신분으로서는 비싼 라이쎈스판을 구입할 수 없어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빽판(그당시 500원)을 들여다 보느라고 주말을 허비했으며, 라디오에서는 심야에나 나오는 Rock 음악을 일일이 레코딩하느라 긴긴밤을 보낼때도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 딴짓 하느라고 잊었던 그 음악들이 다시 소소를 찾아 온 것은 뒤늦게 알게된 Nirvana 때문이었다. 그당시 1년 정도 외국생활을 할 시기였는데 우연히 길에서 들은 Nirvana 음악에 Led Zeppelin 음악을 처음 듣고 Tremble을 (음악을 들을때 감흥이 일어나면 몸이 떨리는 현상) 일으켰을 때의 감동을 받았다.
이때가 소소 나이 32살때이다.
서태지가 우리나라에 공중파 방송으로 처음 Alternative Rock을 소개했을 때에도 단지 Nirvana와 같은 길을 걷는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소소는 서태지를 진정한 음악가로 생각했다.(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몇달전에 아는 지인이 MP3 CD Player를 선물해 주었다.
당근 빠게지는 음악만 담아 한동안 출퇴근 지하철에서 들었다.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나이도 지긋하게 들어 보이는 사람이 ㅡㅡ;
'정신상태에 좀 문제가 있나보다'하는 눈치로 나를 쳐다보았다.

소소 본인도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ㅡㅡ;
그래도 어쩌랴.음악이 좋은걸, 락이 좋은걸...

소소가 하는 짓은 아직도 어린애다.
낼 모레면 40인데
언제 철이 들어 사람이 될꼬.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