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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02 Archives

October 14, 2002

교육장에서

이 나이에 영어 교육을 받으러 그룹연수원에 들어왔다.

교육기간이 장난아니다. 8주다.

그것도 출퇴근이 아닌 숙박교육이다. 주긴다. ㅜㅜ

오늘 첫날 도우미 아가씨가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한국말 쓰면 고향 앞으로"

그래서 오늘 하루종일 한국말 열마디도 못했다.

영어는 두세마디 했다.

오늘 여기서 하루종일 도합 열마디 했다.

주긴다. ㅜㅜ

교육을 마치면 과묵한 성격으로 변할 것 같다.

October 21, 2002

내 정신상태에 분명 문제가 있다

어제 밤늦게 마님과 '타임머신'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아주 오래전에 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극화 한 내용이었는데

83살 먹은 할머니가 24살 먹은 청년하고 결혼했다는 그런 웃지 못할 내용이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이 게스트에게 나이먹은 할머니와 살 수 있냐고 묻자,

게스트로 나온 남자가

"저는 아래는 상관없는데 위는 같이 살기 힘들 것 같아요" 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난 이 얘기를 듣고 한동안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했다.

그래서 마님에게 내가 이해한 내용을 확인코자 물어 보니,

날카롭게 째려 보고 한대 쥐어 팬다. ㅠㅠ

내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을 재차 확인하는 순간이었다.ㅡㅡ;


* 보나마나 XX님이 이렇게 댓글을 달거다. "뭐 새삼스럽게 ㅡㅡ;"

October 26, 2002

수민이 가을운동회

수민이 유치원 체육대회가 10월12일 화정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있었다.
금년에는 학부형들도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취지에서 경기편성을 해놓아 애들 운동회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경기가 더 많은 운동회였다.
이나이에 가서 수민이 망신만 시킬 것 같아 머뭇거렸는데 큰맘 먹고 마님을 따라나섰다.

수민이는 '붉은악마'팀에 속해 엄마아빠도 빨간 옷을 입고 오라고 한다.
지난 월드컵때 사두었던 옷을 꺼내 입었다. 진짜 못나 보인다. ㅡㅡ;

나보다 나이 더 먹어 보이는 사람을 찾아 보았다. 2명 정도...ㅜㅜ
애들을 번쩍 들어 천위에 올려 놓는 경기가 있었는데 내가 뽑혔다.
평균 20kg 정도 되는 아이를 한 50명 들어 올린 것 같다.
경기를 마치고 나니 팔이 후들후들 떨렸다. 마님이 쳐다 보길래 '뭐 이정도쯤인데' 하고 웃어 주었다.
팔 떨어져 죽는 줄 알았다.
그 여파인지 줄다리기에서 우리 남자팀은 졌다. ㅡㅡ;
하지만, 마님이 떡 버티고 있는 여자부 경기는 우리가 이겼다. 역쉬,ㅡㅡv

수민이는 달리기 경기에서 열명중 7등정도 한 것 같다.
다른 건 다 날 닮았는데 운동신경은 안 닮았다. 마님을 닮아 둔한 것 같다.ㅡㅡ;

젊은 아빠들은 축구도 하고 달리기도 하는데 수민이 아빠는 쭈그려 앉아 구경만 한 것 같아 수민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미안해 수민아.... 사랑해 수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