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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02 Archives

December 14, 2002

일본이 나쁜 이유

형준이하고 엄마하고 일본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우리나라가 옛날에 일본놈들 밑에서 수십년간 고통을 당했다면서 형준이에게 일제치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를 괴롭힌 일본놈들은 나쁜놈이다' 면서 엄마가 이야기를 하자

옆에서 놀던 수민이가 모자간의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수민 : 엄마, 일본이 우리나라를 괴롭혔어요?

엄마 : 응.

수민 : 어떻게요?

엄마 : 응, 어떻게 했냐하면 ㅡㅡa (수민이 수준에 맞게 이야기를 구상중)

수민 : 알았다. 밥달라고 졸랐구나.

엄마아빠 : ^^

December 16, 2002

놀라운 발견

앉은 자세에서 방귀를 뀔때 일반적으로 한쪽 엉덩이를 들고 뀝니다.

본능인지 아니면 집안에서 보고 배워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습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제 수민이하고 TV를 보는데 제 앞에서 뚫어져라 TV를 보고 있던 수민이가 조용히 한쪽 엉덩이를 들더니만... '꽝~' 하더군요. ㅡㅡ;

6살 밖에 안먹은 것이 방귀를 뀔 때 한쪽 엉덩이를 들어 올리다니... 그것도 기집애가...

저에게는 정말로 놀랍고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December 19, 2002

난리 부르스

'이런 걸 보고 난리 부르스라 하는구나,,' 그런 하루였다.
오늘 형준수민이한테 해리포터를 보여주기 위해 동네 극장에 갔다.
몇일 전에 인터넷 예매를 해놓았기 때문에 느긋하게 극장에 들어섰는데,,
입구에 사람들이 몰려 웅성웅성 야단이다.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었지만 고성이 오가더니만 극장 관계자가 인터넷 예매한 사람은 따로 자기를 따라오란다.
애들 챙겨 따라가니 집에서 확인용으로 프린트해간 예매용지만 보고 그냥 극장에 들어가란다. 좌석표로 정식으로 교환해 주지도 않고,
극장에 들어섰다. 자리를 찾아 애들을 앉히려니 누가 앉아있다. ㅡㅡ;

소소 : "야! 꼬마야, 여기 우리 자린데?"

먼저 앉아 있던 놈 : "아닌데요, 제 자리 맞아요."

소소 : "(우씨. 이넘 봐라) 너, 좌석표 이리 줘봐. (임마)"

확인해 보니 우리하고 같은 자리다. ㅡㅡ;
알고 보니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한 30~40명 정도가 따블되었다.
자리를 못잡고 서서 우왕좌왕하는데 영화는 시작되고,
아줌마 아저씨 목소리가 커지더니 극장에 불이 다시 들어오고 영화는 중단 되었다.
난리 부르스가 시작되었다.
예매를 하고도 자리를 못잡은 어른들이 극장관계자에게 고함을 치고,
극장관계자가 스크린앞에서 정식으로 사과하고 자리가 없는 사람은 따블로 배상을 해준다고 약속한다.
이 말에 자리잡고 앉아 있던 몇몇 어른이 애들 챙겨 일어났다. ㅡㅡ;
서울 모극장은 이런 경우 30배 보상해 준다고 누가 떠든다. 6000x30=180,000원 ㅡㅡ;
30배만 되면 한몫 벌 찬스다! ㅡㅡ; 그러나 영화 본다고 들떠 있는 형준수민이 얼굴보고 꾹 참았다.
이래저래해서 2배 배상하는 것으로 하고 결론이 났다. 이젠 자리가 남아돈다.
우리하고 좌석이 겹친 학생한테 양해를 구하고 애들을 같이 앉혔다.
영화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런데 다시 웅성웅성, 영화 초반에 자리 없어 왔다갔다 하느라고 10분정도 못보았는데 처음부터 다시 상영하라고 몇몇 아줌마 아저씨가 다시 부르스를 치기 시작했다.
다시 극장에 불이 들어오고 영화 일시 정지.
극장관계자 말이 영화필름은 비디오와 달리 되감을 수 없다고 공갈을 친다.ㅡㅡ;
세상에 그런게 어딨냐고 아줌마아저씨가 다시 부르스를 친다.
그래서 다시 감았다. 첨부터 다시 봤다. ㅡㅡ;

December 26, 2002

크리스마스 선물

이제 형준이는 싼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 키워 놓은 느낌이 듭니다. ㅜㅜ
작년까지만 해도 싼타할아버지를 무기로 해서
"너 이넘, 엄마말 안들으면 금년 크리스마스엔 할아버지가 선물 안줘"
"그 선물은 싼타할아버지가 가져올 수 없대" 등등 할아버지를 많이 써 먹었는데

금년엔 요구사항이 예년과 달라졌습니다.
엄마가 싫어하는 '강아지'를 달라고 땡깡을 피웁니다.
엄마는 강아지를 무서워합니다. 가만히 가두어 놓고 키우는 것이라면 몰라도 집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키워야하는 강아지는 정말 자신이 없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협상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소소 : 강아지 빼고 다 사줄테니깐 다른 것 생각해봐
형준 : 그럼 디아블로 사줘요

윽~ 이넘이.
디아블로는 18세이상 게임입니다. 화면이 너무 자극적이고(괴물을 죽일 때 피가 난무 하지요) 10살짜리가 하기에는 어려운 게임이라 작년부터 형준이가 사달라고 졸랐습니다만, 안된다고 아빠가 결사 반대하던 게임입니다.
이넘이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겁니다.

소소 : 그건 18세 이상게임이야.
형준 : 우리반 애들 다 해요.
소소 : ㅡㅡa.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야인시대도 빼 놓지 않고 보는 넘인데
요즘 애들은 우리때하고 달라
그런 게임한다고 애가 폭력적이고 정서에 문제가 생길까??????
스타크래프트도 사 주었는데
다른 애들도 다 한다는데 형준이만 왕따 당하는 것 아닌가?????

결국 사주었습니다.
게임 진행방법을 가르쳐 주고 옆에서 같이 게임을 했습니다. 엄마가 괜찮냐고 걱정를 많이 합니다. 엄마가 보기에는 게임이 좀 무서운가 봅니다. 그러나 아빠생각은 꼭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형준이하고 아빠하고 새로운 대화 주제가 생겼습니다. 아빠가 친구처럼 옆에 앉아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기도 합니다. 아빠가 옆에서 같이 재미있게 도와주면 좀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미성년자가 할 수 없는 게임을 부모가 사준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좀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자식 키우기 힘들군요.ㅜㅜ

수민이는 싼타할아버지가 예쁜 '공주화장 쥬쥬'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붕어빵

어제 밤늦게, 11시쯤, 잠자리에 들기전에 수민이가 뚱딴지같은 소리를 한다.

수민 : "아빠, 나 붕어빵 먹고 싶어요. 네?"

소소 : "지금 시간이 너무 늦어 붕어빵 아저씨 없어요. 빨리 코 자야지"

오늘 집에 전화걸 일이 있었는데 수민이가 받는다.

수민 : "아빠, 나 붕어빵 사주세요"

소소 : "(ㅡㅡ) 아빠는 어디서 파는지 모르는데..."

수화기를 든 채 수민이가 엄마한테 붕어빵 어디서 파냐고 물어본다.

수민 : "아빠! 붕어빵 어디서 파냐면... 궁시렁 궁시렁"

자세하게도 설명을 해준다.

소소 : "응 알았어. 엄마 바꿀래"

마님이 전화를 받았다.

붕어빵을 살려면 지하철에 내려서 집에 오는 마을버스를 타면 안되고 걸어서 오는 길에 꽃가게 옆에서 판다고 한다.

이 추운데 집에까지 걸어 가야 되다니 ㅜㅜ

나는 붕어빵은 바로 사서 먹어야 바삭바삭하고 맛있지 사서 집에 가져 오면 흐물흐물 해지니깐 엄마가 지금 수민이 데리고 나가서 사주라고 슬슬 발을 뺄려고 했다.

마님 : "이양반이, 지금 밖이 얼마나 추운데 애 데리고 나갔다 오래? 당신이 집에 오는 길에 잠깐 들르면 돼 자나요?"

엄마가 초강경 자세로 맞대응을 한다. 밖이 지금 춥긴 추운가 보다. ㅡㅡ;

옆에서 사태추이를 주시하던 수민이가 큰소리로 엄마를 거든다.

"맞어. 맞어. 아빠는 용감해야 돼"

ㅡㅡ;

December 27, 2002

무식이 죄

잘 나가던 차에 문제가 생겼다.
마님이 쇼핑한다고 몰고 나갔다 오는데,갑자기 덜덜덜덜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카센터에 가서 기선을 잡기 위해서는 원인분석을 하고 가야 바가지를 안쓴다는 마님 충고를 듣고 백방으로 알아본 바 점화플러그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침 일찍 카센터에 갔다.

소소 : "점화 플러그에 문제가 있어 차가 덜덜 떨리는데 한 번 좀 봐 주겠수?"

등쳐먹는넘이 차체를 한번 보더니 본네트를 열고 연식을 먼저 확인한다.

등쳐먹는넘 : "차가 오래 됐네요"

소소 : "(이넘! 너 속셈을 모를 줄 알고...) 여지껏 아무 문제없었고, 여름에 한 번 싹 점검 받아 문제 없수"

다른 곳은 손대지 말라고 먼저 선수를 쳤다.
등쳐먹는넘이 느릿느릿 여유잡고 점화플러그를 빼낸다.

등쳐먹는넘 : "점화 플러그는 이상이 없는데요?"

잉? 그럼 안되는데,, 점화플러그에 이상이 있어야 되는데,,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각본이 바뀌었다.

소소 : "그래요, 그럼 뭐가 문제죠?"

등쳐먹는넘 : "글쎄요... 다 뜯어 봐야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소소 : "그래요. 얼마나 시간이 걸리죠?"

등쳐먹는넘 : "한 시간후에 오세요"

한시간후...

소소 : "그래 차는 고쳤어요? 뭐가 문제였죠?"

등쳐먹는넘 : "점화 플러그는 아직 쓸 수 있는데 저항값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아 교체하고 배선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배선도 교체했습니다"

저항값이 뭐다냐? 내 이럴 줄 알았다. 멀쩡한 배선까지 바꾸다니,, 그래도 차는 더 이상 안떠니 다행이다. 차뚜껑 연김에 이것저것 들여다 보다 부동액이 좀 부족해 보여 써비스로 쬠만 채워달라고 했다. 등쳐먹는넘이 이상한 기계를 가지고 나와 차에 있는 부동액을 뽑아내더니 검사를 한다.

등쳐먹는넘 : "이거요 채운다고 될일이 아니고 싹 교체해야 돼요. 온도가 30도는 나와야 되는데 지금 20도 밖에 안되 날 추우면 다 얼어 터져요"

그럼, 그럼, 얼어 터지면 안되지.

소소 : "그래요...그건 얼마죠 ?"

부동액 바꾸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사이 그넘이 또 차를 요리저리 살핀다.
등쳐먹는넘이 차 바퀴를 본다.

등쳐먹는넘 : "이거 앞바퀴 가셔야 되겠는데요... 아직 홈은 남아 있는데 하두 오래되서... 이거 96년식이죠? 고무제품은 무조건 3년에 한번씩 갈아줘야 된다구요. 가장 중요한 것이 바퀸데..."

점화플러그 점검하러 갔다가 점화플러그+배선+부동액+바퀴2개 갈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