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 있어 이 글을 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홈페이지 잠정폐쇄에 대해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으려고 하오.
오늘 아침 노병댁에 들렀더니 문을 걸어 잠구었더군요. 나름대로 원인 분석을 하면...
1. 집에 와서도 애들 하고 안 놀아 주고 컴터앞에만 앉아 온라인에 몰두해서 제수씨에게 한소리 들음.
2. 사소한 일로 제수씨하고 뒤지게 싸웠음.
이러고 나면 폐쇄의 변으로 적은 글
'홈페이지에서는 좋은 가장,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로 비추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못하다는 반성을 하며...' 같은 생각이 나게 마련이고 자기 반성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오. 나 또한 그런 적이 엄청 많았소. 어느 땐가는 울 집 마님이 나보고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식의 충격적인 말을 한 적도 있었소. 집에 와서는 애들 하고 놀아 주지도 않으면서 홈페이지에는 자상한 아버지 같이 글을 올려 가족을 팔아 먹는 것 아니냐? 는 식으로 말이오...
전 좋은 아버지가 아니오. 작은 일에도 사사건건 마님에게 시비를 걸고 애들한테도 다른 아버지처럼 그렇게 잘 해주지 못하오. 오죽하면 형준이가 아빠 아이디를 '웃자웃자'라는 '소소'가 아니고 맨날 화만 내는 '우쒸우쒸'로 바꾸라고 한 적도 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홈페이지를 적어 나가는 이유는...가족에 대한 사랑이오. 당연한 말 같으면서도 말 같지도 않은 답 같지만 예전에 이런 말을 한적이 있소. '홈페이지를 꾸려 나가다 보면 나쁜 길로 안 들어 갈려고 노력도 하게 되고, 가족간의 불화가 생기면 내 스스로를 한번 더 뒤돌아 보게 된다오'.
아우는 저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오. ‘못난 아빠의 참회록’이 제 홈페이지 내용이라면 아우의 홈페이지는 ‘좋은 아빠가 나누어 주는 행복의 창고’요. 온라인 생활이 힘들더라도 아우가 처음에 뜻하던 대로 가족의 기록은 계속해 나가기 바라오.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그 행복의 문을 활짝 열어 주길 바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