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내에선 흡연실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금연입니다. 일부 애연가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웠으나 비흡연자들의 강한 항의에 따라 그나마 금지되어(화장실 흡연 적발시 흡연자 실명 게시판 게재) 이제는 각 층에 마련된 좁고 더운 흡연실을 이용합니다.
애연가인 저한테도 당장의 문제가 아침 화장실입니다. 담배없이는 볼 일을 볼 수 없는 이상 생리 때문에 회사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이면 은행등 공용으로 사용되는 1층 로비 화장실을 이용합니다. 외부인등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관계로 청결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그나마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통제를 하지 않으므로 회사 건물내에서는 유일한 안락 공간입니다.
아침 커피 한 잔 후 신문을 챙겨 들고 1층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종종 청소하시는 아줌마들이 들어 오셔서 밖에서 수다를 떠시면서 청소를 합니다. 그 중에 목소리만 듣고는 이제는 ‘아! 또 그 아주머니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는 분이 계십니다. 욕쟁이 아줌마. 화장실에 들어 오자마자 지저분해진 화장실을 보고 욕을 해대기 시작합니다. 불특정인에게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아침에 듣는 그 소리들이 그리 좋은 소리는 아닙니다.
사람이 욕을 하는 경우는 너무 화가 나서 자신의 분노를 입으로 표출할 때입니다. 애정을 갖고 정감 있게 욕을 사용하는 구수한 욕쟁이 아주머니들도 계시지만 화장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그 소리엔 정감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 그렇게 화를 내실까? 하는 일에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해야지 저런 생각으로 일을 하시면 더 힘드실텐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어느 대형 할인마켓 의류 코너에서 옷을 고르는데 잘 개어져 있던 옷을 입어 보고 마음에 안들어 다시 개어 원래처럼 둘려고 하니깐, 어느 할머니 한 분이 다가 오시더니 ‘그냥, 두세요. 그건 제가 할 일입니다.’ 라며 웃으시면서 옷을 받아 가시 더라는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입었다 벗어 놓은 옷들을 차곡차곡 다시 예쁘게 개어서 원래대로 디스플레이 해 놓는 것이 그 할머니의 일이었다는 겁니다.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팽개쳐 놓은 사람을 보면 화가 날 만도 한데, 그래야만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손님이 옷들을 원래대로 해 놓으면 당신이 할 일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기집 화장실처럼 그렇게 물 한방울 안 튀기고 깨끗이 쓴다면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는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래서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필요없게 된다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그렇지만 할 일이라면... 피할 수 없다면... 좋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