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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似春光 勝似春光

초청장을 받았는데 인사말에 이런 근사한 글이 적혀 있었다.

"不似春光 勝似春光... 봄빛 아니로되 봄을 웃도는 아름다움'이 곧 가을의 정취라 합니다. 무심코 본 10월 캘린더에는 단풍의 계절이 흐드러져 있고, 이월화보다 더 붉은 홍엽들이 쪽빛 가을하늘 아래 불타는 듯 합니다."

不似春光 勝似春光... 가을 날씨를 이야기 할 때 흔히 인용하는 싯구이다.

"불사춘광 승사춘광(不似春光 勝似春光). '봄빛 아니로되 봄을 웃도는 아름다움'이 곧 가을의 정취라 합니다. 그러나 등 뒤에 겨울을 데리고 있다 하여 가을을 반기지 못하는 이곳의 가난함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라고 신영복교수는 이 글을 그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말했다. 초청장을 쓴 사람도 신교수의 글을 참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人生易老天難老
歲歲重陽
今又重陽,
戰地黃花分外香

一年一度秋風勁,
不似春光
勝似春光
寥廓江天萬里霜

인생은 쉬이 늙어도 하늘은 늙을 줄 몰라
해마다 중양절은 돌아오네
오늘 또 중양절이라
전쟁터의 국화꽃 유난히 향기롭구나

해마다 가을이면 바람은 세차
봄빛과는 다르다네
오히려 봄빛보다 더 좋아
가없는 만리강천에 서릿발이 섰구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시를 쓴 사람이 모택동이라는 것이다.
모택동이라는 이름 석자에서 시인이라는 이미지가 쉽게 다가 오지 않지만....
李白 과 杜甫처럼 그도 중국인의 가슴에 남아 있는 시인이라고 한다.

혁명과 문화...

아니다.
이런 가을날은... 그냥... 맑고 고운 하늘을 쳐다만 볼 일이다.

Comments (3)

'등 뒤에 겨울을 데리고 있다하여 가을을 반기지 못하는 가난함...'
==> 딱 저네요..ㅠㅠ

> 고운 하늘을 쳐다만 볼 일이다.

무료가 아닙니다. 라이센스 비용을 내시지요. 고운이가 미성년자이므로 저에게 보내 주시면 됩니다.

고운 하늘을 한 번만 볼일이 아니니...
볼 때마다 모아 두었다가 나중에 고운이 시집갈 때 축의금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