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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돈까스

OO 왕돈까스

얼마 전 TV에 나온 집이라고 애들 둘을 데리고 엄마가 다녀온 집이다.
학창시절 생맥주 먹으러 몇 번 가 본 기억이 있던 곳인데 지금은 돈까스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맛 보다는 충격적인 가격... 단 돈 2,900원.

엄마의 말에 따르면,
크기는 엄청 큰데 두께는 종이 자박 만하고, 여종업원이 숟가락에 묻어 있던 이물질을 침을 약간 묻혀 닦아 내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고, 정작 먹으러 가자고 졸랐던 막내넘은 돈까스보다는 후식으로 주는 아이스크림에 더 관심을 보였으니... 이거 먹으려고 왕복 50km를 갔다 온게 후회되고 기름값 생각난다고... Emoticon: Crying smile

추천한다고 무작정 나서는 우리들도 문제가 있지만 요즘 매스컴들은 무책임한 추천을 너무 남발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음식점이 ‘추천 맛집’의 간판을 내걸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한동안 ‘원조’ 바람이 불더니 이제는 ‘추천’ 바람에 정작 맛있는 것은 못먹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좋은 재료를 쓰며 정성으로 음식을 만드는 집들이 분명 있다. 그런 집들이 진정한 맛집이고 추천을 받아야지 속칭 ‘빽’이라는 것을 써서, 방송국에 지인을 둔 관계로 ‘맛집’이라는 껍데기를 얻는 집들이 알게 모르게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다른 얘기지만 ‘원조’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예전에 등산을 갔다 점심을 먹으러 음식점을 찾은 적이 있었다. 철분이 많이 포함된 약수로 푹 곤 닭백숙이 유명한 곳이었는데, 음식점들이 하도 많아 자리를 못잡고 갈팡질팡하다가 그 곳 주민(택시 기사 아저씨로 기억된다)에게 물어 보았다.

“아저씨!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점이 어디에요? 어느 집이 원조죠?”
“이보슈, 똑같은 약수물 퍼다가 닭 가지고 백숙 만드는데 그 맛이 다 똑같지, 어디가 잘나고 못나겠수? 그런 소리하지 말고 가장 손님 없는 집에 들어가 음식 좀 팔아 주구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안그렀수?”

이 말에 감동 먹고 손님 한 사람 없던, 할머니가 운영하던 허름한 집에 들어가 맛있게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는 원조 간판을 내걸고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곳을 갈 때에는 항상 그런 집을 찾았다. 손님이 제일 없는 집을...

Comments (12)

왕돈까스 한때 많이 먹었찌여..^^
저렴하면서도 많이 줘서 배부리 먹을수 있었던 터라..
그런데 집집마다 맛이 너무나 틀리더라구여..

여러곳을 가봤지만 역시나..
숙대쪽에서 먹었던게 젤루 맛있지 않나 싶네여..^^

다 똑같지 않던데요? ㅡㅡa;;;
자선사업 하는 게 아닐 바엔, 맛있는 집을 찾으심이...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요즘엔 다른 의견을 말하면,
못된 놈 취급을 받으니... ㅡㅡ;

ㅇㅏ온님/숙대 어디죠? ^^;;;
모자유님/그래도 소신껏 사셔야... ^^

하고 싶은 말 있는데 참겠습니다. ^^

잘 하셨습니다. ^^;

돈까스라...
먹어본 기억이 까마득 하군요..^^
방금 밥을 먹고 왔는데도 먹고싶어 진다는...

그런데 저 사진..핸드폰으로 찍으신 건가요?..^^

아니야. 그 집 돈까스 사진이 네이버에 있더라구.

사진만 봐선 참 먹음직스러운데..^^

그러게요..훔...

삼촌은 손님 젤 많은 곳에 가야한다고..
맨날 고픈 배 감싸고...이리저리 발품 팔게 하시는뎅..

다 조카를 사랑하기 때문.

지금도 저희 학교앞에 가면 3000원짜리 돈까스집이 있습니다.
가격 저렴하고 맛도 좋고 양 푸짐하고 그래서 자주 갔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