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이라크 국민들의 목숨이 희생되는 것을 보며,
Abu Ghraib 감옥에서 저질러진 미군의 더러운 짓을 보며,
미국놈들을 욕하고, 우리는 그들의 더러운 손을 뿌리치고 돌아서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의 형제가 먼 타국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새벽 비보를 접하니, 차가운 이성보다 뜨거운 감정이 나를 사로 잡는다.
‘무슨 죄가 있다고 우리 착한 형제에게 그렇게 몹쓸 짓을... 나쁜 놈들... 죽일 놈들’
고 김선일씨 소식을 접한 작은 나라 대한민국은 파병 철회를 더 거세게 외치는 진보 단체와 피의 응징을 소리치는 보수 단체로 양분되어 혼란하다. 고 김선일씨는 아마도 당신과 같은 또 다른 희생자가 없기를 바라며 진실로 파병 반대를 먼 하늘나라에서 기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미국은 지금 인류의 안전에 도전하고 있는 일부 이슬람 과격분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을 국제사회의 대표자로서 수행하고 있다." 라는 조갑제의 미친 소리에 동조하여 파병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억장이 무너지는 가슴을 누르고 울분을 삭이며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형제를 잃었는데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무슨 논리가 필요하랴?
파병을 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다.
고 김선일씨가 죽는 날까지 그리워했던 부모님,
그리고 그가 자란 이 땅,
푸른 하늘아래 작은 나라 대한민국, 그 조국의 이름으로,
범죄자를 응징하여
뜨거운 열사위를 정처없이 떠도는 우리 형제의 혼을 불러 와야 한다.
감정은 시야와 사고의 폭을 좁히지만... 오늘 하루는 그런 감정으로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