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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1호

형준이가 Daum에 회원가입을 하고 싶다고 조른다.
반아이들이 카페를 만든 모양이다. 14세 미만이라 부모님 동의가 있어야 된다고 해서 옆에 앉혀 놓고 회원가입을 대신 해주었다. ID를 만들고 PW를 정하고...
어디에 회원가입을 해도 항상 있는 'PW를 잃어 버릴 경우를 대비한 연상 질문' 란에 형준이가 고른 질문은 '나의 보물 1호는?' 이었다.
형준이가 말하기도 전에 나의 손은 '보나마나 이자식은 Playstation이라고 할꺼야'라고 생각하면서 자판 P자에 가 있었다.

"뭐야? 너의 보물 1호가?"

그러나 나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형준이의 보물 1호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었다.

형준이의 의외의 답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아빠가 너를 몰라도 아직 한참 모르는구나' 라는 자책감이 들었다. 몇 시간이 지난 지금 혼자 컴퓨터 앞에서 글을 적는다. 형준이는 공부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갔다. 아들의 입에서 나온 '가족'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본다.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그 한마디에 뭉클해진 가슴이 아직까지 가시지 않는 것을 보면...

Comments (9)

어제 저도 오히려 아이들이 더 의젓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마음과 머리가 좁아지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ㅡㅡ;;;

아드님이 무척 이쁘게 보이는 날이었군요 ^^
대견하고...

글 읽고 있는 저도 가슴 뭉클하고 감동이 전해옵니다.
참으로 행복하면서, 미안하셨겠습니다. ^^

아들이 이만치 컸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느끼고 있습니다. 아들 놈이라 엄하게 키워야만 한다는 저의 보수적인 생각대로 이제껏 자식교육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가족을 사랑하고... 술먹고 늦게 들어 오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아빠 걱정을 해주는 그런 아들로 훌쩍 컸더군요. 아들에게 잘못한 것이 너무 많아 가슴이 더 아픕니다.

이제 소소님도 등을 곧게 펴실 때가 온것 같군요...
형준이가 볼때 작아보이지 않게
등에 항상 힘주고 다니세요...

오우~~
그나저나 소소님이라면 뭐라고 답하셨을까??
'나의 보물 1호는?

야시님/예. 알겠습니다. 노력할께요.

루님/글쎄요... 가족보다는 어떤 다른 것들을 생각했겠죠. 가장 소중히 아끼는 물건이라든지... 형준이가 저보다 낫죠?

음 소소님은 좋은아빠일것같네요. 아울러 그런대화를 함께 나눌수있는 아들녀석이 있다는건 행복한일인거같네요. 저도 얼른 만들어야 할까봐요 ;)

LikeJAzz님/ 한 살이라도 젊으셨을 때 힘을 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