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됨과 동시에 올 상반기 농사(주말농장)도 얼추 끝나간다.
지난 주말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아내와 같이 농장에 갔다. 아이들이 돌아 오기전에 갔다 와야 되므로 서둘러 집을 나섰다.
오늘까지 감자를 수확하라는 농장주의 핸드폰 문자 지시(?)에 따라 두어달 동안 기른 감자를 수확했다. "아이들이 왔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운 소리를 아내는 두어번 했다.
작년보다는 감자가 많이 열린 것 같았지만 준비한 상자에 담아 보니 바닥에 2층 정도 밖에 깔리지 않는 흉작이었다. 수확한 감자보다 퇴비장에 갔다 버릴 감자 줄기와 잎들이 더 많았다. 1시간여 동안 감자, 상추, 고추를 수확하고 하반기를 대비하여 그동안 자란 잡초를 뽑고 텃밭을 정리했다.
수확한 감자들은 탁구공 만한 것이 대다수라 아이들 간식으로나 요리하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처가집에 들러 수확한 감자와 채소를 나누어 주고 집으로 향하였다. '막내놈을 위해 청개구리 한 마리도 잡아 놓았고, 예쁜 감자들도 넉넉하고...'
이런 즐거운 우리 부부의 상상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길가 노점 트럭에 써붙인 문구 하나였다.
"감자 한 상자 5,000원"
'오늘 수확한 감자들을 어찌 돈으로 따질 수 있으랴? 약 안치고 정성들여 키웠고 그동안 우리 가족에게 즐거운 농사 생활을 맛보게 해 주었으니 그 가치야 오만, 아니 오십만원 어치는 되겠지...' 라고 생각을 바꾸어 보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거 너무 싼 거 아냐?'
(어느 해인가 강원도 출신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감자 홍보를 했을 정도로 감자 가격이 폭락한 적이 있었다. 어찌 감자뿐이랴? 어렵게 농사를 짓고도 적절한 댓가를 받지 못해 애써 가꾼 작물들로 가득찬 밭을 뒤엎는 해가 많았다. 서민들이 작은 고통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는 일이 없는 그런 날들을 기대해 본다.)
뽀너쓰 : 주말농장 홈페이지 공지사항(감자캐기 요령)에 있는 재미있는 문구
감자를 캘때는 감자 잎만 뽑는것이 아니고 땅속을 파야 감자가 있습니다.
Comments (2)
뽀너스에 대한 코멘트 : 가끔 딸려 올라옵니다. ㅡㅡ;
Posted by 노병 | July 7, 2004 1:52 PM
뽀너스에 대한 코멘트에 대한 코멘트 :
가끔 딸려오다가 중간에 끊기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Posted by MDD | July 8, 2004 9:21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