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무딱지때문에 티격태격 맨날 싸우던 두 놈의 갈등은 결국 아빠의 회초리로 막을 내렸다.
어제 저녁, 거실에서 싸우는 남매를 호되게 꾸짖고 나서 한 번 더 싸우면 그 때는 맴매를 하겠다는 엄중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5분도 채 못되어서 또 다시 티격태격. 결국 회초리를 들었다.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막내놈이 먼저 오빠가 먹고 있는 '쫄병스낵'을 조금만 주면 딱지 한 장을 주겠다고 유혹(?)을 했고, 쫄병스낵 3개를 얻어 먹고 난 막내가 언제 내가 주겠냐고 오리발을 내서 오빠를 화나게 한 모양이다. 평소에도 고무딱지 때문에 문제가 많아 아빠가 단단히 벼르고 있던 참이었는데...
고무딱지는 아빠에게 모두 회수되어 휴지통으로 들어 갔고, 사건의 원인 제공자인 막내놈은 손바닥 5대, 오빠는 엎드려 뻗쳐로 벌을 받았다.
10여분간의 기합을 준 후 반성문을 한 장씩 적어 오라고 했다. 잠시 후 각자 적어 온 반성문에는 다시는 서로 싸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고... 엄마아빠는 막내놈의 마지막 문구를 읽고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다시는 꾀를 내어 남의 것을 빼서 먹지 않겠습니다"
착한 오빠가 불쌍하다.
Comments (3)
우리 아들 J는 여동생인 S가 아직 말이 잘 안되고 있어서 거의 90% 다 뒤집어 쓰는 정말 불쌍한 착한 오빠죠.
Posted by 만박 | July 27, 2004 11:31 AM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군요. 아시는 분이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맏이에 대해서, 부모는, 자식곁을 떠날 때까지 초보인 것 같습니다." (http://gouny.com/?start=2.34.9)
잘잘못을 떠나 항상 혼나는 것은 첫째죠. '너가 오빠(형)니깐 양보해라, 양보해라'라고만 가르칩니다.
초보일 때 첫째를 낳았고 초보일 때 첫째를 키웠고... 첫째가 가는 길은 항상 부모에게는 초행길 같습니다.
Posted by SoandSo | July 27, 2004 4:03 PM
소소님이 아는 그 분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__)
Posted by 노병 | July 27, 2004 9:18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