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교보에 애들과 같이 책을 사러 갔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링크' 를 집어 들고 계산대 앞에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계산대 위 최고 로얄 자리를 자리 잡고 있는 '매트 리들리의 최신작'이라는 광고 문구가 붙은 이 책을 보는 순간 집고 있던 링크를 슬며시 한쪽 구석에 내려 놓았다.
'본성(nature)'과 '양육(nurture)'이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로 전작인 '이타적 유전자'의 명성에 걸맞는 그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궁금증에 대충 내용들을 넘겨 보니 '성격은 유전일까? 아니면 자란 환경일까?' 'IQ는 유전? 환경?' '그럼 동성애는? 정신분열증은?...'
평상시 우리가 궁금해하던 '유전 vs 자란 환경'에 대한 많은 사례들이 열거되어 있어 상당히 기대가 된다. 결말은 책의 제목, 'Nature via Nurture', 이 암시하는 듯
교수들은 자식의 지능은 본성 탓으로 돌리고, 학생들의 지능은 양육 탓으로 돌린다.
덧붙임 : 지난 해에 산 책을 바쁜 업무로 인해 3개월이 지나서야 읽기를 끝낼 수 있게 되었다. (2005.01.26)
문화 - 경험에 의해 획득한 습관을 모방에 의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능력 (p33)체중에 비례하여 인간의 고환은 고릴라의 다섯 배 정도이고 침팬지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은 정절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일부일처제의 종에게 적합하다. 종들의 차이는 유사성의 그림자이다. (p42)
사람들은 흔히 유전자를 인간 행동의 적응성을 구속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이다. 유전자는 구속이 아니라 능력을 부여한다. (p101)
유전자 검사가 없으면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를 확실히 구별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증거가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대개 귀가 똑같다. (p116)
신장의 유전율이 90%라고 한다면, 그것은 내 키의 90%가 유전자에서 나왔고 10%가 음식에서 나왔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 표본 내에서 신장의 편차가 유전자에 90%, 환경에 10% 기인한다는 의미이다. (p117)
성격 차이의 40%를 약간 넘는 부분이 직접적으로 유전적 요소에 기인하고, 10% 미만이 공통적 환경 요소(대개는 가정환경)에서 기인하고, 약 25%는 혼자 경험하는 단독환경(질병과 사고에서 학교 친구에 이르는 모든 것)의 영향에 기인한다. (p126)
체중에 있어 두 형제의 상관성은 34%라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유사성은 그보다 약간 낮은 26%이다. (p126)
한 가정에서 양육된 것이 심리적 특성에 미치는 효과는 무시해도 될 만하다. 공통의 환경은 성인의 성격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p130)
성장할 가정이 있는 한 그 가정이 큰가 작은가, 부유한가 가난한가, 대가족인가 단출한가, 나이가 많은가 적은가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족은 비타민 C와 같다. 그것이 없으면 병이 들지만, 일단 섭취하면 많이 먹는다고 더 건강해지진 않는다. (p130)
범죄 성향은 유전율이 상당히 높다. 입양아는 양부모보다는 친부모에 훨씬 가까운 범죄 기록을 보인다. (p131)
소득이 몇천달러에 불과한 생활은 지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연간 소득 4만 달러에서 40만 달러까지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 발견은 정책적으로 분명한 방향을 알려준다. 중산층의 불평등 억제 보다는 극빈층을 구제하는 정책이 기회의 평등에 더 효과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136)
뱀에 대한 두려움은 가장 흔한 형태의 공포증에 속한다. 우연의 일치로, 보고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뱀에 대한 공포를 가령 부모가 뱀을 무서워 하는 모습을 보는 등의 대리 경험을 통해 습득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거미, 어둠, 높은 곳, 깊은 물, 좁은 공간, 천둥소리를 무서워한다. 이것들은 모두 석기시대 사람들을 위협한 것들이었고, 현대생활에서 그보다 훨씬 위험한 것들 즉 자동차, 스키, 총, 전기 소켓은 그런 공포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석기시대의 위험과 관련된 공포를 학습하도록 사전배선돼 있는 것이다. (p273)
토마셀로에 따르면 어떤 유인원이나 원숭이도 틀린 믿음을 다른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인간은 네 살이 되면 자연스럽게 이 능력을 발휘한다. 토마셀로는 이로부터 인간은 타인의 입장에서 그의 마음을 생각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추론한다. (p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