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선생님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고 (LikeJazz, sumanpark, 규항넷) '꼭 읽어 보아야겠다' 하고 책을 사놓은지 석 달만에 읽게 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쓸려니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에서도 분명 우리말로 곱게 쓸 수 있는 것을 중국말이나 일본말로 쓴 것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고 단어 하나하나 선택에도 신경이 쓰인다 주의하게 된다. (아~ 맞다. 이 말 '신경쓰다'도 틀린 말이라 했다.)
사람들은 '걱정한다' '애쓴다' 마음쓴다'는 말을 쓰는 대신 '신경쓴다'를 쓰고 싶어하는 까닭이 있다. 그것은 같은 뜻이면 좀 유식해 보이는 말을 쓰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이고, 또 하나는 모두가 좋아하는 말을 쓰는 편안함을 따르는 심리 때문이다.(p344)영어 단어 하나 모르는 것은 부끄럽게 여기면서 우리 말과 글을 모르는 것은 당연시하는 우리들에게 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우리 글은 바르게 못 써도 부끄러운 줄 모르면서 영어는 글자 한자 잘못 쓰면 크게 수치스런 일로 아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교육이고 정치고 문화고 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오랜 세월 길들여진 종살이본성을 뿌리째 뽑아 버리지 못한 때문이다. 걸핏하면 외국손님 보기에 부끄럽다는 식으로 말하는 버릇도 우리가 마치 외국사람들 위해 살고 있는 것처럼 알고 있는 종살이본성에서 나온 말이다. (p217)그동안 모르고 썼던 많은 글들이 우리 것이 아닌 남의 것임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얼마나 우리 것을 모르고 지낸나' 하고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또한, 선생님의 이런 바른 생각들이 한낱 소수의 목소리로 여겨지고 있는 것과 우리 말, 우리 글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Comments (4)
무심코 쓰는 잘못된 우리말을 지적하는 류의 책은 여러권 읽었지만, 저의 반성도 읽을 때 뿐, 오래 가지는 못하더군요. 가끔 깊이 반성해서, 기억에 남는 것은 다시 돌이켜 고쳐보려고도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저는 한가지, 한가지 성인들이 고쳐 나가면서, 다음 세대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그것을 교육에 반영한다면, 수년 (수십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후에는 많이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노병 | February 2, 2005 12:13 PM
소소님이 쓰신 글을 보면 언제나 그 책이 읽고 싶어집니다~^^
Posted by 정아 | February 2, 2005 2:38 PM
다음에 정아님만을 위한 도서 대출 이벤트를 열 생각입니다. :)
Posted by SoandSo | February 2, 2005 4:41 PM
그 책 .. 읽다보면 끊임없이 "신경쓰이고" 그러다보면 글쓸때 어느정도 "신경쓰게" 된답니다.
Posted by 만박 | February 3, 2005 1:59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