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는지 실망도 크다. '더 읽을거리'로 각 장 끝에 적어 놓은 reference들을 찾아 보는 재미로 위안을 받았다.
책의 내용은 과학에서 다루는 혹은 연관있는 81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를 대중문화에서 어떻게 묘사하는지 그 사실과 허구를 파헤친다.
작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을 받는 돌고래(돌고래라는 놈이 얼마나 교활하고 야비한 놈인지 매트 메들리의 '이타적 유전자'를 권한다), 총의 크기에 관계없이 22구경 권총 정도의 반동만 일으키는 영화 속의 뉴튼의 작용반작용 법칙 등 다양한 과학적 주제가 대중문화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를 적고 있으나 과학, 대중문화면 둘 다 그 깊이 넓이가 부족하다.
소년들이 곤충을 좋아하고 소녀들이 싫어하는 것은 표준적인 양성의 스테레오타입을 야기하는 이분법(거친 소년들/얌전한 소녀들)에 있어서 핵심적이다. (p45)"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파를 설득하고 그들이 빛을 깨달아 승리하는 게 아니라 세월이 흘러 그 반대자들이 모두 죽은 뒤 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친숙한 새로운 세대가 자라나기 때문에 승리하는 것이다." (p156)
1865년에 명명된 '구석기 시대 Paleolithic'라는 단어는 유럽 선사 시대의 제1막을 의미한다. (p238)
추상적인 지능에 비해 실용적인 지능을 선호하는 경향은 미국 문화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실용적인 지능은 훨씬 민주적으로 느껴지며 따라서 더 미국적이다. 그것은 '현실 세계'의 작동원리에 대한 경험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이는 미국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자질이다. 이러한 지능은 획득될 수 있으며, 부와 권력처럼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와 달리 추상적인 지능은 비미국적인 엘리트주의의 냄새가 난다. 추상적인 지능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천재의 생래성에 의존하는 것으로서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개발할 수 있지만 애초부터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얻을 수 없다. (p272)호모 사피엔스를 상상 속의 진화의 사다리 정점에 올려 놓는 것은 생물학이 아닌 인간의 허영심이다. (p278)
더 읽어 볼 자료 : 판다의 엄지, Bad Astr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