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의 서평집이다. 그가 어떤 책을 읽었냐에 대한 궁금보다는 책을 읽고 어떤 생각들을 풀어 놓았는지가 궁금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그 느낌을 표현하는 문학가, 그들의 생각을 보고 싶었다.
단편적인 지식의 차이를 넘어 생각(사고)의 틀 자체가 틀리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보다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리드미님은 이 책을 "화려하고 축축하고 수사적이다"라고 표현을 했다. 그렇게 간결하게 책을 평하는 그 경지가 부러울 뿐이다.
글 중에 저자가 다독가로서의 터득한 그 만의 책읽는 방법에 나와 있어 이를 옮긴다.
책을 읽기 전에 그 책의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쓴 머리말이나 목차 따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전체상을 파악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다음에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하나의 구조로 공간화한다. 책을 하나의 공간으로 구조화하고 그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라. 그 다음에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한 단락으로 뭉뚱그려서 읽되 특별히 각 단락의 첫 문장을 주의 깊게 읽고, 장이나 절 단위로 끊어서 읽되 키워드를 따라가며 흐름을 이해한다. 구조화한 심상속에 키워드를 배치하고 그것들의 상호 조응관계나 논리적 맥락을 파악하려고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어떤 책의 내용도 "키워드를 기호로 연결한 도표로 만들어 시각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한 권의 책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장 전체 흐름과 키워드를 파악하는 책읽기에 도전해보라. 아마도 책읽기의 속도가 그 전보다 두 배 정도는 빨라질 것이다.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따라가는 책읽기는 저자가 주는 지식과 정보를 피동적으로 수납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책을 읽는 매순간 저자에게 질문하고, 반론을 펼치며, 능동적으로 저자와 의사교환을 하며 책을 읽는 대화적 책읽기를 지향한다. (p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