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활이라는 것은 한 마디로 어떻게 하면 내적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느냐 하는, 넓은 의미에서의 학문의 생활화를 말한다. 이를 위해 이 책에는 취직이라든가 결혼의 플러스면과 마이너스면, 도서관 이용법, 독서의 기술, 카드 사용법, 서재 꾸미기, 그리고 산책의 효용이라든가 통근시간 활용법, 음주 방법 등 서민들이 실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힌트와 아이디어를 저자 자신의 체험 토대로 소상히 제시하고 있다." (역자의 말 중에서)
지적생활이란 양질의 책을 사모으는 것부터 출발한다.
책이란 이상한 것이다. 꼭 사야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책을 사는 것이 지식이 늘어난다는 그런 간단한 것이라면 책을 사는 재력(財力)은 지력(知力)과 동일한 것이 된다. 다시 말해 부의 양과 지식의 양은 동일한 것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니다. 무리를 하면서까지 책을 산다든가 하지 않는 사람이 지적으로 활발한 생활을 하는 예는 거의 없다.책 위에 이부자리를 펴고 자지 않을려면 개인 도서관을 만들어야 하며, 자기만의 지적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의 유무는 삶 전체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신문이나 주간지라면 그 자리에서 즉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책은 즉시 읽게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좋은 책은 언제 읽게 될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런 책을 사느라고 없는 주머니 속을 털어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돈으로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비프스테이크도 먹을 수 있고, 애인이랑 영화관에도 갈 수 있다. 그런데도 언제 읽게 될지도 모를 값비싼 책을 사곤 허기진 배를 라면으로 때우는 것이 바로 지적 생활에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p52)책을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 책의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되풀이해 읽는 것이므로, 재미있게 서술된 방법에 매료돼 그 부분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는 독서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p35)
지적 생활이란 언제나 끊임없이 책을 사들이는 생활을 말한다. 따라서 지적 생활의 중요한 부분은 책을 두는 장소를 마련하는 일이다. (p57)꾸준한 지적생활은 이런 노년을 보장한다.개인의 '장서'는 아무리 규모가 작더라도 또 아무리 책의 권수가 적더라도 그 사람의 '도서관'이다. 단칸방에서 하숙 생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자기 돈을 들여 산 책이 방 한 구석에 있다면 그것은 라이브러리로 보아야 한다. (p45)
모든 의무로부터 해방된 상태에서 차례로 신간을 사들여서는 아침부터 책을 읽는, 정년 후의 인생이 지금부터 기다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적인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원천은 내가 독서에 관해 나 자신에게 충실했던 데 대한 보수로 풀이하고 싶다. (p29)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책읽기에 관한 책이 아니다. 책과 함께 생활하는 방법을 적고 있다. 수긍할 수 없는 내용이 있는 책 말미 '지적 독립'편은 읽기에 약간 불편했다.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수동적인 지적 생활자들에게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는 '책을 사 모아 개인 서재를 만들라'고 요약할 수 있다. 품절되어 어렵게 구한 책인데... 기대가 너무 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