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분의 일쯤 읽다가 접었던 책을 다시 펴들고 처음부터 읽었다. 이 양반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나서 다시 들여다 보는 거라 논조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 '뭐 꼬투리 잡을 것이 없나'하는 생각으로 읽으니 즐거운 책읽기가 되질 못했다. 그래도 미국내에서는 바른 소리도 곧 잘하고 대외적으로는 중동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어 바라보는 시각은 편향되어 있지 않다. 가끔가다 이런 욕을 먹고는 하지만...
아거님도 인도에 대해 언급을 하셨지만 무슬림수만 따진다면 인도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이슬람국가이다. 근데 중동의 이슬람 형제들은 인도의 무슬림들이 힌두교인들한테 박해를 받을 때 이 문제에 대해 왜 팔레스타인 경우처럼 분노를 하지 않을까? 책 중에서 '이슬람 세계 분노의 핵심'이라는 2002년 3월 6일자 칼럼에서 프리드만은 이를 이렇게 분석한다.
힌두교도가 이슬람교도를 살해해도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 까닭은, 힌두교도가 10억에 달할 뿐 아니라 그들은 이슬람 세계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후세인이 자기 국민을 살해해도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 건 아랍-이슬람 세계의 내부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보잘것 없는 유대인 집단이 이슬람교도를 살해하면 당장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 이 분노는 이슬람교도로서의 자기 인식과 이슬람 세계의 현실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는 이슬람교도에게서 생겨나는 게 분명하다. (p248)
3개의 위대한 일신교 가운데 가장 이상적이고 완전한 종교라는 자기 인식과 가난과 억압, 저개발 상태에서 신음하는 현실사이의 괴리가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하는 것이 프리드만의 생각이다. 다시 말해 인도와 중동국가들의 차이는 '인도의 무슬림들은 다민족, 다원주의, 민주주의, 자유시장하에서 경제 발전을 이루면서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데 중동의 무슬림들은 종교적 전체주의와 경제적 빈곤이라는 거름밑에서 분노의 싹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아거님이 지적한 최근의 칼럼 이전에도 '허접한 메타포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프리드만', 그가 이슬람의 분노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