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여행때는 울진까지 못가고 영덕위에 있는 이름모를 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경주로 내려갔었다. 이번 여행에는 백암온천을 숙박지로 잡아 울진 인근을 2일에 걸쳐 돌아 다녔다.
영덕 : 영덕대게를 맛볼려고 영덕에 들렀으나 눈에 들어오는 집들이 없어 길가에 차를 멈추고 서성이다 어느 할머니를 만나 물어 보았다.
"쭉 내려가면 항구가 나오는데 거기 가면 대게집들 많아."
"거긴 영덕이 아니라 강구 아니에요?"
"영덕대게라고 따로 없고 강구에서 잡아 영덕에 가져오면 영덕대게야"
강구로 갔다. 국내산 대게는 150,000원 정도고 북한산, 일본산 등이 저렴했다. 이것저것 섞어 4마리에 8만원을 주고 처음으로 영덕대게가 아니고 영덕에 있는 대게를 맛보았다.
음식이 맛있을려면 부족한 듯 해야 한다. 꽃게가 대게보다 훨 맛있는 이유다.
백암온천 : 영덕에서 백암온천으로 가는 7번 국도는 울진까지 확장공사 중이었고 일부 구간은 신설도로를 내어 시원하게 길이 뚫여 있다. 울진 조금 못미친 평해에서 빠져 88국도를 이용 약 10분 정도 달리면 백암 온천이 있다.
백암온천은 유황온천이라는데 유황냄새는 안난다. 예전에 경기도 포천 근처에 유황온천을 간 적이 있는데 그 때는 계란 썩은 비슷한 냄새가 났었다. 어느 온천이 진짜 유황 온천일까?
주위에 관광지가 별로 없다. 숙박지로 적당하다.
월송정 : 관동팔경 중 하나이므로 사진 한장 찍고 갔다. 기대는 금물. 평해에서 울진가는 길 바로 옆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성류굴 : 아들놈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관광지로 뽑은 곳. 동굴안에서는 사진을 못찍게 되어 있어 멋진 종류석과 석순들을 현장에서 보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동굴 훼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만든 관람로 때문에 돌에 머리를 몇 번 박았고 기어서 나온 곳도 있었다. 내가 기었으니 나보다 약간 더 살이 찐 사람은 낮은 포복을 해야할 듯. 상당히 뚱뚱한 사람은 관람 불가.
민물고기 전시관 : 불영계곡 올라가는 길 좌측에 위치한다. 실내 수족관보다는 야외 수조가 더 볼 만하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불영계곡 : 예전의 불영계곡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여행 출발전 직장동료는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그 유명한 불영계곡을 여기까지 와서 안보고 갈 수는 없어서 불영사를 볼 겸 겸사겸사 찾았다. 계곡이 너무 깊어 차안에서는 계곡의 장관을 볼 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아무곳에서나 차를 세워 놓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엄두도 안난다.
불영사는 생각보다 작은 절이었다. 사찰내 연못에 불상이 비추어졌다고 하여 불영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코리아 자수정 보석줍기 축제 : 코리아 자수정이라는 회사에서 개최하는 자수정 줍기 행사이다. 불영계곡을 지나 10여분 가다 소광이라는 곳으로 우회전 10km에 위치한다. 막내놈이 가장 좋아했던 곳이다.
어른 10,000원, 어린이 5,000원을 내고 손바닥만한 봉투에 1km 계곡을 따라 자수정 원석과 가공석을 주워 담는 것이 주요 행사이다. 원석은 깨끗이 씻어 물어 넣어 두면 물의 결정이 육각수로 변한다고 하고 가공석을 주워 오면 목거리나 반지를 현장에서 만들어 준다. 공짜가 아니라 5,000원을 내야 한다. 가공석을 하나도 못줍더라도 실망하지말고 도우미 언니한테 말을 잘하면 5,000원에 목거리 하나를 준다. 자수정 크기는 아몬드 새알 쵸코렛만하다.
엄마는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고 나와 애들 둘이서 참가비 20,000원, 목거리 2개에 10,000원 등 총 30,000원을 내고 즐거운 반나절을 보냈다. 아침 일찍 갔었으면 본전을 뽑고도 남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