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국제선을 이용해서인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라이터 휴대 여부다.
작년 연말에 해외로 가족여행을 가면서 라이터 2개를 가지고 갔었는데 공항 검색대에서 한 개를 압수당했다. 언제부터 규정이 바뀌었는지 일인당 라이터를 한 개밖에 소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돈주고 산 아까운 라이터가 아니고 길거리나 음식점에서 쉽게 공짜로 구할 수 있는 것이어서 흔쾌히 달라는대로 한 개를 내주었다. 물론 남은 까스 양을 비교해서...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려는데 하나 챙긴 라이터가 갑자기 말썽을 부렸다. 흡연실에서야 우찌우찌 해결이 되겠지만 긴 비행을 하고 도착해서 한 대 찐하게 피울려면 그래도 한 개는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검색대에 가서 '하나 챙긴 것이 망가져 못쓰게 되었으니 아까 뺏은 것 다시 달라'고 했다. 내 라이터를 뺏은 여자 검색원은 '살다 살다 별 인간 다 보네'라는 표정으로 라이터 하나를 건네 주는데 내가 뺏긴 것이 아니고 방금 산 것 같은 새 것을 건네 준다. 순간, '아~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공항에서 라이터가 없으면 이런 식으로 대충 둘러대서 새 라이터 하나를 얻겠구나'하는 얄팍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시간이 흘러 탑승할 때가 되었다. 탑승권을 검표받고 비행기를 오르려는데 통로에서 또 다시 검색을 한다. 미국령을 가는 탑승자는 라이터를 소지할 수 없다고 다 내놓고 타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 뺏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