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이 장관이다. 장항IC에서 문산으로 빠지는 램프는 경찰차가 가로 막고 있어 긴 기다림의 행렬을 이루고 있다. 서울로 들어서며 문산쪽 반대편 자유로 차선을 보니 한산하다. DMB에서는 노대통령을 태운 방북 차량이 마포대교에서 강변북로를 들어서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 장항IC에서 길게 줄지어 기다리던 사람들이 생각나서 '아직 여기까지 올려면 멀었구먼 벌써부터 통제를 하고 난리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활주로를 달리듯 매우 빠른 속도로 북녘땅을 향하는 선두차량이 어느덧 저 앞에 모습을 보인다. 십여대의 오토바이와 검은색 방북 차량이 통과하고 그 뒤를 일반차량들이 마치 소독차 연기를 쫓아 가는 아이들처럼 신나게 뒤따라간다. 얼마간 다시 차량 행렬이 끊어지고 대통령이 탄 본진 차량들이 요란하게 통과한다. '저렇게 시원하게 뻥 뚫린 길로 출근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출근시간과 겹친 대통령의 방북에 문산쪽으로 향하던 일부 사람들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받았다. 직장인이라면 아마도 몇 십분씩은 지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좋은 지각 핑계가 어디 있으랴? 잠시 느꼈던 짜증을 잊고 역사적인 방북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50여년이 걸린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