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가 모여 있는 뉴욕시 뒷골목길,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쥐들을 관찰하며, 이들을 통해 뉴욕시와 쥐를 매개체로 인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페스트 등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
서문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쥐에게 무슨 대단한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싶지만..."
쥐에게 무슨 대단한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싶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인간이 연출했던 역사의 장면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신대륙으로 이주한 쥐들은 앞서 터를 잡고 살던 다른 쥐들을 몰아냈고, 가진 밑천을 다 거덜 낼 만큼 종족을 번식했으며, 닥치는 대로 식량을 먹어 치워서 나중에는 굶어죽을 지경이 됐다.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쥐들은 싸움터로 내몰렸으며, 주거지를 잃고 방황하거나 죽어갔다.
쥐의 주거지와 인간의 주거지는 거의 완벽하게 겹친다. 쥐는 인간세상이 내뱉는 악취 나는 찌꺼지로 살아간다. 인간이 내놓는 쓰레기를 먹고 사는 것이다. 쥐는 인간의 거울과도 같은 종이라고 할 수 있다. 거꾸로 되비추지만 아주 비슷한 것이다. 쥐들은 도시 중에서도 가장 큰 도시들에서 가장 크게 번성하고 가장 많은 고통을 겪는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회색곰의 존재가 그것이 있는 지역의 야생성을 증명하는 지표가 되듯, 쥐는 인간의 현주소를 가리키는 지표이다. (p10)